
업무상횡령은 “회사 돈을 잠깐 썼다”라는 가벼운 인식으로 접근했다가 수사와 재판으로 번지기 쉬운 주제입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돈의 출처와 용처, 회계 절차, 승인 여부가 얽혀 있어 본인의 입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은 업무상횡령에서 법원이 반복적으로 본 네 가지 쟁점, 즉 불법영득의사, 포괄일죄, 공모관계, 법인격 독립을 판례 중심으로 정리하고, 마지막에 사건 대응의 큰 방향을 모아 보여드립니다.
업무상횡령의 불법영득의사
안산지원 2024년 판례는 회사의 실질 운영자가 회사 자금을 개인 주식투자 등 사적 용도에 사용하고, “미지급 급여를 받은 것”, “대표 동의가 있었다”는 주장을 했던 사안을 다뤘습니다.
법원은 정식 급여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차입금 반환’ 등 다른 명목으로 인출한 점을 들어 불법영득의사가 외부로 표시된 횡령이라고 보았습니다.
사후에 변제할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도 이미 성립한 범죄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았고, 대표 동의의 존재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이 말해주는 핵심은, 자금 인출의 명목과 절차가 위탁 취지와 어긋나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될 수 있다는 기준입니다.
업무상횡령 사건에서 “급여였다”, “정산이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며, 정당한 외관과 절차가 없으면 유죄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업무상횡령의 포괄일죄
고양지원 2023년 판례는 가구 매장의 현금 결제 대금을 회사에 입금하지 않고 개인 계좌로 받아 장기간 관리, 소비한 사건에서, 다수 행위가 단일한 범의 아래 계속되면 포괄일죄로 본다고 정리했습니다.
이때 시기와 종기, 범행 방법, 피해액 합계가 드러나면 공소사실의 특정은 인정되며, 개별 인출 하나하나를 모두 특정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회사 자금을 개인 계좌로 옮겨 관리한 행위 자체로 불법영득의사가 실현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후 실제 사용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설시했습니다.
결국 업무상횡령에서는 “입금 누락→개인 계좌 이동”만으로도 의사 발현을 평가할 수 있고, 긴 기간의 반복이 포괄일죄로 묶여 양형과 법적 책임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업무상횡령에서의 공모관계
인천지법 2024년 판례는 납품업체 대표들이 거래처 구매부서장의 요청에 따라 실제 공급가액보다 부풀린 세금계산서를 반복 발행하고, 초과 대금을 다시 구매부서장에게 돌려주는 구조에 가담한 사건을 다뤘습니다.
피고인들은 “우월적 지위의 요구에 소극적으로 따랐고, 개인적으로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공모가 반드시 사전의 치밀한 계획을 요하지 않으며 순차적, 암묵적 의사 결합으로도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장기간 반복, 허위 계산서 발행, 자금 이체 흐름의 인식 등 정황을 종합해 미필적 고의와 의사의 결합을 인정한 것입니다.
요컨대 업무상횡령에서는 명시적 공모가 없어도 역할 분담과 반복에 근거한 묵시적 결합이 공범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업무상횡령 법인격 독립
고양지원 2024년 판례는 사실상 1인 회사의 대표가 회사 자금으로 개인 명의 부동산을 취득하는 등 사적으로 사용한 사건에서, 법인은 주주와 독립된 권리주체이므로 회사 재산과 개인 재산을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대표가 회사에 가수금 채권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회삿돈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정당화되지 않으며, 이미 성립한 횡령 판단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 판결은 업무상횡령에서 “사실상 내 회사”라는 관념이 통하지 않음을 다시 확인하고, 자금 회수 역시 적법한 절차를 따를 것을 전제로 함을 보여줍니다.
사건 대응 전략: 네 갈래로 정리
불법영득의사 부재
업무상횡령의 핵심은 불법영득의사입니다.
안산지원 판례는 미지급 급여를 이유로 들더라도 정식 급여 절차를 거치지 않고 ‘차입금 반환’ 등 다른 명목으로 자금을 인출해 사적으로 사용한 경우 의사가 외부로 표시된 횡령으로 보았고, 사후 변제 의사는 이미 성립한 범죄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한 대전지방법원 판결은 1인 회사라도 법인격은 독립되어 있음을 전제로, 개인 채무 변제 등 사적 용도로 회삿돈을 쓰면 의사가 추단될 위험이 높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따라서 사용 목적이 회사 운영과 관련되었음을 구체적으로 소명하고, 정당한 회계, 승인 절차에 따른 집행이었음을 객관 자료로 뒷받침하는 방향이 필요합니다.
공모관계 절단
인천지방법원 판례는 거래처 구매부서장의 요구에 따라 허위 세금계산서를 반복 발행하고 초과 대금을 환급한 사건에서, 공모가 사전의 치밀한 계획만을 뜻하지 않으며 순차적, 암묵적 의사 결합으로도 성립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장기간 반복, 허위 계산서, 자금 환류 구조에 대한 인식이 인정되면 소극적 가담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이에 비춰 변론에서는 전체 계획 인지 부족, 일회적, 기계적 수행, 우월적 지위에 따른 지시에 대한 수동적 이행, 직접적 이익의 부재 등을 근거로 공모 고리를 끊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범위·액수 축소
고양지원 판례는 다수의 행위를 하나의 범의 아래 계속한 경우 포괄일죄로 보고, 시기와 종기, 방법, 피해액 합계가 특정되면 공소사실의 특정이 인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런 유형에서는 전체 금액을 이루는 개별 거래의 성격을 세밀히 점검해 업무 관련 비용, 중복 계산, 실제로 반환된 금액 등을 구분·공제할 여지가 생깁니다.
더불어 대전지방법원 2024년 항소심은 검사가 특정한 횡령액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가액을 불상으로 인정한 바 있어, 액수 산정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경우 금액 특정 자체를 문제 삼는 방안도 가능합니다.
양형 단계 대응
고양지원 판례에서는 피해액 전액 변제와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가 집행유예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습니다.
인천지방법원 사건에서도 피해 회복 여부와 사실상 압력에 의한 소극적 가담 사정이 감경 요소로 고려되었습니다.
유죄가 불가피한 국면이라면 조기에 변제, 공탁을 진행하고, 합의 및 처벌불원 의사를 확보하며, 반성 및 초범 사정을 준비하는 등 양형 요소를 충실히 갖추는 것이 실질적 결과에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마무리
오늘 살펴본 네 가지 축, 즉 불법영득의사, 포괄일죄, 공모관계, 법인격 독립은 업무상횡령 판단의 공통 분모입니다.
같은 사실도 절차와 외관, 반복과 범위, 역할과 인식, 재산의 구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이 글이 복잡한 기준을 차분히 정리해 드리고, 각자의 상황에서 무엇을 들여다봐야 할지 실마리를 드렸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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